여자 선수도 한국야구의 미래…KBO 캠프 참가한 양서진·김재향

여자 선수도 한국야구의 미래…KBO 캠프 참가한 양서진·김재향

링크온 0 1,052 2022.01.22 13:31

KBO 넥스트 레벨 캠프에 '리틀야구 국가대표 상비군' 자격으로 참여

'한국 야구의 미래' 양서진(왼쪽)과 김재향

(서귀포=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022 KBO 넥스트 레벨 트레이닝 캠프에 '리틀야구 국가대표 상비군' 자격으로 참가한 양서진(왼쪽)과 김재향이 22일 제주도 서귀포시 월드컵리조트 실내 훈련장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2.1.22

(서귀포=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리틀야구 국가대표 상비군 자격으로 2022 KBO 넥스트 레벨 트레이닝 캠프에 참여한 한국 야구 유망주 44명 중 눈에 띄는 선수 2명이 있다.

세종시 리틀야구단 중견수 양서진(15)과 천안시 동남구리틀야구단 좌익수 김재향(14)은 두 살 혹은 한 살 어린 남자 선수들 사이에서 차분하지만, 열정적으로 야구를 배우고 있다.

넥스트 레벨 트레이닝 캠프가 진행 중인 22일 제주도 서귀포시 월드컵리조트 실내 훈련장에서 만난 양서진과 김재향은 다른 중학생들처럼 마주 보며 까르르 웃다가도 '야구'를 화두에 올리면 누구보다 진지해졌다.

이번 캠프에 참여한 44명 중 여자 선수는 단 2명이다. 하지만 이들도 당당한 '한국 리틀야구 국가대표 상비군'이다.

김재향에게 양서진은 이미 '유명한 선수'였다.

김재향은 "나는 언니가 야구하는 장면을 영상으로 본 적이 있다"고 했다.

양서진은 "지난해 연습경기를 할 때 재향이를 처음 봤는데 이번 캠프에서 함께 훈련하고, 같은 방을 쓰면서 아주 친해졌다"고 말했다.

김재향은 양서진을 바라보며 "엄청 엄청(친해졌다)"이라고 맞장구쳤다.

야구는 이제 남자만의 종목이 아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야구 선수로 뛰는 여자 선수가 적은 것도 현실이다.

같은 고민을 하는 양서진과 김재향은 만나자마자 친해졌다.

다행히 둘은 가족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올해 중학교 3학년이 되는 양서진은 "어릴 때부터 야구를 좋아했다. 아버지가 '그렇게 야구가 좋으면 한 번 직접 해보라'고 권유하셨고, 초등학교 5학년 때 리틀야구를 시작했다"며 "한국프로야구 최초의 여자 선수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을 때도 아버지가 지지해주셨다"고 전했다.

KBO 넥스트 레벨 캠프에 참가한 양서진과 김재향
KBO 넥스트 레벨 캠프에 참가한 양서진과 김재향

(서귀포=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022 KBO 넥스트 레벨 트레이닝 캠프에 '리틀야구 국가대표 상비군' 자격으로 참가한 양서진(왼쪽)과 김재향이 22일 제주도 서귀포시 월드컵리조트 실내 훈련장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재향은 대전고 야구부인 오빠 김재민의 영향을 받아 야구를 시작했다.

곧 중학교 2학년이 되는 김재향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야구를 배웠다. 오빠와 야구에 관한 얘기도 하고, 가끔 캐치볼도 한다"며 "내 꿈은 한국 여자야구 국가대표다. 이후 미국, 일본 등에서 야구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매일 장래 희망이 바뀔 수도 있는 나이. 하지만 둘은 일찌감치 '인생 목표'를 정했다.

양서진은 "다른 친구들이 진로를 고민할 때 나는 한 분야를 집중해서 파고들 수 있다"며 "야구 외적인 고민은 딱히 없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김재향도 "다른 분야와 병행하기 어려운 점이 있긴 하지만, 내가 야구에 완전히 꽂혔으니 열심히 하면 실력을 키울 수 있다"며 "일찍 내 목표를 정한 건 장점인 것 같다"고 했다.

튜빙 훈련하는 양서진
튜빙 훈련하는 양서진

(서귀포=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양서진(오른쪽)이 21일 제주도 서귀포 강창학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 넥스트 레벨 트레이닝 캠프에서 튜빙 훈련을 하고 있다.

올해 중학교에 진학하는 남자 선수들과 훈련하고, 경쟁한 넥스트 레벨 트레이닝 캠프(10∼24일)는 둘에게 좋은 자극제가 됐다.

양서진은 "캠프에 온 친구들의 실력이 뛰어나서, 나도 더 열심히 했다"며 "주변에서 좋은 자극을 받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이번 캠프에서 느낀 점을 이야기했다.

김재향은 "나보다 한 살 어린 선수들이 나보다 실력이 좋아서 경쟁심을 느꼈다. 다시 팀으로 돌아가도 더 열심히 훈련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양서진과 김재향은 자만하지도 실망하지도 않는다.

양서진은 "나는 발이 빨라서 주루와 수비는 자신 있다"고 자신의 장점을 설명한 뒤 "힘을 더 키워야 한다"고 보완할 부분도 파악했다.

김재향은 "나도 발이 빠른 편이고, 그동안 리틀야구 대회에서 어느 정도 타격 성적도 좋았다"며 "송구 훈련을 더 해야 한다. 송구 자세를 더 신경 쓰고, 팔 회전 속도도 높여야 한다"고 스스로 다그쳤다.

호주프로야구 최초의 여자 선수 제너비브 비컴
호주프로야구 최초의 여자 선수 제너비브 비컴

제너비브 비컴(멜버른)이 1월 8일 호주 멜버른 볼파크에서 열린 애들레이드 자이언츠와의 멜버른 챌린지 시리즈 2차전, 6회에 등판해 포수 사인을 확인하고 있다. 비컴은 이날 '호주프로야구에서 탄생한 첫 여자 선수'가 됐다. [멜버른 에이시스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호주에서는 2022년 호주프로야구(ABL) 최초 여자 선수가 탄생했다.

만 17세 제너비브 비컴(멜버른 에이시스)은 지난 8일 호주 멜버른 볼파크에서 열린 애들레이드 자이언츠와의 멜버른 챌린지 시리즈 2차전에 등판해 1이닝을 피안타 없이 볼넷 1개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막았다.

비컴의 등판 소식은 호주는 물론이고 '야구 종가' 미국과 한국에도 '특별한 뉴스'로 전해졌다.

한국프로야구의 유리천장은 아직 두껍지만, 이를 깨고 새로운 세상을 열려는 시도는 이어지고 있다.

양서진과 김재향도 의미 있는 도전을 하고 있다. 두 선수도 다른 남자 리틀야구 유망주처럼 '한국 야구의 미래를 밝힐 유망주'다.

[email protected]

Comments

번호   제목
57442 내셔널 골프 타이틀 8개 수집한 매킬로이 "여행이 좋아서" 골프 06.20 15
57441 옥태훈, KPGA 선수권 첫날 8언더파 단독 선두 골프 06.20 14
57440 [프로야구] 20일 선발투수 야구 06.20 14
57439 우승 기운 전달…프로농구 LG 선수·감독, 20일 잠실야구장 방문 야구 06.20 9
57438 황의조 '불법촬영 혐의' 2심…피해자측 "공탁했다고 용서 말라" 축구 06.20 14
57437 창원NC파크 사고조사위, 인명사고 원인 '루버' 안전성 실험한다 야구 06.20 14
57436 혼자 골프 배운 신광철, KPGA 챔피언스투어 2승째 골프 06.20 14
57435 '0-5 → 9-8' 두산, 난타전 끝에 삼성에 짜릿한 뒤집기(종합) 야구 06.20 13
57434 "극강의 귀여움"…에버랜드, '최강레시 시즌2' 굿즈 23일 출시 야구 06.20 14
57433 축구 전설들 또다시 한자리에…넥슨, 제2회 '아이콘 매치' 서울서 개최 축구 06.20 12
57432 [여행소식] 일본항공, 리버풀 FC 프리시즌 항공권·입장권 증정 이벤트 축구 06.20 14
57431 클럽월드컵 악천후 경기 중단 속출…내년 월드컵도 '낙뢰 변수' 축구 06.20 12
57430 레알 마드리드, 클럽월드컵 첫 경기서 알힐랄과 1-1 무승부(종합) 축구 06.20 15
57429 대역전승으로 '파죽지세'…K리그1 전북, 5년 만의 5연승 도전 축구 06.20 14
57428 쿠팡플레이 '스포츠패스' 일반 요금제 출시…월 1만6천600원 축구 06.20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