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스코티 셰플러(미국)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제패일까, 새로운 주인공의 탄생일까.
남자 골프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제125회 US오픈이 12일(현지시간) 막을 올린다.
나흘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오크몬트의 오크몬트 컨트리클럽(파70·7천372야드)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엔 미국 안팎에서 진행된 예선 통과자를 포함한 156명이 출전해 샷 대결에 나선다.
US오픈 총상금은 지난해 메이저 대회 중 가장 높은 2천150만달러(약 292억7천만원)였다. 올해 상금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현재 세계랭킹 1위, 2위를 달리고 올해 앞선 두 차례 메이저 대회를 양분한 셰플러와 매킬로이의 행보가 이번 대회에도 단연 최대 관심사다.
시즌 첫 번째 메이저 대회인 4월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는 매킬로이가 정상에 오르며 4대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완성했고,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지난달 PGA 챔피언십에선 셰플러가 우승을 차지했다.
셰플러는 지난달 초 더CJ컵 바이런 넬슨에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첫 승을 거둔 뒤 PGA 챔피언십을 제패했고 그 직후 찰스 슈와브 챌린지에선 공동 4위에 올랐다.
이어 출전한 이달 초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다시 정상에 올라 기세가 오를 대로 올랐다. 최근 4개 출전 대회에서 세 차례 우승, 한 차례 4위다.
셰플러가 이번 대회까지 제패하면 커리어 그랜드 슬램에 디오픈만을 남겨두게 된다.
PGA 투어 홈페이지와 미국 골프채널이 꼽은 파워 랭킹 모두 셰플러를 1위로 선정했다.
반면 2011년 US오픈 우승자이기도 한 매킬로이는 최근 다소 주춤하다.
마스터스 우승 이후 취리히 클래식에서 공동 12위, 트루이스트 챔피언십에서 공동 7위로 선전했으나 PGA 챔피언십에서 공동 47위에 그쳤고 지난주 RBC 캐나다오픈에서는 컷 탈락했다.
PGA 챔피언십 때 드라이버가 페이스 반발력 테스트에서 불합격한 것이 알려져 매킬로이는 기자회견을 거부하며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캐나다오픈부터 테일러메이드의 신형 드라이버를 사용하기 시작한 매킬로이는 PGA 투어 홈페이지 파워 랭킹에선 7위, 골프채널에선 13위에 그쳤다.
PGA 투어 홈페이지는 "투어 프로들은 항상 장비와 함께 발전한다. 매킬로이에게 드라이버 관련 뉴스는 더 큰 화제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지만, 그 역시 US오픈을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로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전망했고, 골프채널도 드라이버 적응 문제 등을 지적했다.
이들을 필두로 잰더 쇼플리, 콜린 모리카와, 저스틴 토머스(이상 미국), 루드비그 오베리(스웨덴), 제프 슈트라카(오스트리아) 등 PGA 투어에서 활동하는 톱 랭커들이 총출동한다.
지난해 US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해 2020년 이후 4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던 LIV 골프 소속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는 타이틀 방어전에 나선다.
디섐보는 올해 마스터스에서 공동 5위, PGA 챔피언십 땐 공동 2위에 오르며 메이저 대회에서 연이어 상위권 성적을 내고 있다.
US오픈에서 3회 이상 우승한 선수는 역대 6명 밖에 없다. 디섐보가 전설의 대열에 합류할 지 관심이 쏠린다.
디섐보를 비롯해 올해 US오픈엔 14명의 LIV 소속 선수가 나선다.
2021년 US오픈 챔피언 욘 람(스페인)도 우승 후보로 거론되며, 필 미컬슨, 패트릭 리드, 브룩스 켑카,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2016년 US오픈 우승자 더스틴 존슨(이상 미국) 등도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54세의 노장 미컬슨은 커리어 그랜드 슬램에 다시 도전한다.
마스터스에서 3승(2004, 2006, 2010년), PGA 챔피언십 2승(2005, 2021년), 디오픈 1승(2013년)을 거둔 미컬슨은 US오픈에선 준우승만 6차례 할 정도로 지독하게 인연이 없었다.
2021년 PGA 챔피언십 우승으로 확보한 US오픈 출전 자격이 올해까지라 그에겐 사실상 이번이 커리어 그랜드 슬램 도전의 마지막 기회로 여겨진다.
우리나라를 대표해 임성재와 김시우, 안병훈, 김주형이 출격한다.
이번 시즌 메이저 대회에선 임성재가 마스터스 공동 5위, 김시우가 PGA 챔피언십 공동 8위로 톱10 성적을 낸 바 있다.
김시우는 골프채널 선정 이번 대회 파워 랭킹에서 5위로 꼽혔다. 쇼트 게임 실력과 PGA 챔피언십 성적 등이 이유로 제시됐다.
올해 대회가 열리는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은 메이저 대회가 열리는 코스 중에서도 가장 어렵기로 소문난 곳이다.
올해는 출전하지 않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2020년 뉴욕주 머매러넥의 윙드풋 골프클럽에서 열린 US오픈을 앞두고 "이곳과 오크몬트가 1, 2위를 다투지 않을까"라며 가장 어려운 코스 중 하나로 꼽았을 정도다.
오크몬트는 US오픈만 올해로 10번째 여는 '최다 개최지'이기도 하며, 2033년과 2042년, 2049년에도 이미 개최가 예정돼있다.
'유리알 그린'에 깊고 질긴 러프와 까다로운 벙커, 코스 구석 곳곳에 도사린 배수로까지 세계 최정상급 골퍼들을 시험대에 올린다.
올해는 2개의 파5 홀이 모두 600야드가 넘으며, 파3 8번 홀이 289야드로 세팅되는 등 길이도 만만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