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병혁의 야구세상] 100년 동안 늘었다 줄었다 반복한 'S존'…결국은 로봇이

[천병혁의 야구세상] 100년 동안 늘었다 줄었다 반복한 'S존'…결국은 로봇이

링크온 0 1,020 2022.01.12 07:00

메이저리그 투타 환경에 따라 여러 차례 스트라이크존 높낮이 조절

KBO리그 2020년부터 퓨처스리그에서 '자동 볼 판정 시스템' 운영

새로운 스트라이크 존 적응하기 위해 훈련하는 KBO 심판들
새로운 스트라이크 존 적응하기 위해 훈련하는 KBO 심판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KBO 심판들이 11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 모여 '새로운 스트라이크 존 적응' 훈련을 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정지택 KBO 총재가 정초부터 스트라이크존을 화두로 던졌다.

정 총재는 새해 첫날 신년사에서 "이번 시즌부터는 스트라이크 존을 유연하게 적용해 타자 키에 맞춰 선수 개인별 스트라이크 존을 철저하게 적용하겠다"라며 "스트라이크 존 개선을 통해 볼넷 감소, 공격적인 투구와 적극적인 타격을 유도해 더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보여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KBO 심판들은 비활동기간이지만 11일 고척 스카이돔에 집합해 '새 스트라이크존' 적응훈련을 해야 했다.

사실 정지택 총재가 공언한 키 높이에 따른 스트라이크존 개선 방안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KBO는 이미 지난해 10월 보도자료를 통해 2022시즌부터 심판 평가 기준으로 종전에 중요시된 '일관성'보다는 규칙에 명시된 '좌우 홈플레이트와 타자 키에 따른 개인별 스트라이크존 적용 여부'를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야구 규칙에도 '타자의 평소 취하는 타격자세에 따라 스트라이크존 (높낮이를) 정한다'고 명확히 기재됐다.

[그래픽] 프로야구 스트라이크 존은?
[그래픽] 프로야구 스트라이크 존은?

그런데도 정 총재가 신년사에 새삼 '키 높이 스트라이크존'을 강조한 것은 지난해 도쿄올림픽 참패 이후 원로 야구인들과 면담에서 KBO리그의 스트라이크존이 최근 좁아졌다는 지적을 받았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특히 규칙에 비해 높은 쪽 스트라이크가 인색하다는 평이 많았다.

스트라이크존이 좁아지면 당연히 타자들이 유리하다.

그러나 좁은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한 타자들이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는 넓은 스트라이크 콜에 적응하지 못하고 빈타에 허덕인다는 것이다.

야구 종주국인 미국 메이저리그 규칙서를 살펴보면 100년이 넘은 기간 스트라이크 존 좌우 폭은 홈플레이트 양 끝으로 한다는 규정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스트라이크존 높낮이는 '타고 투저'냐, '투고 타저'냐에 따라 여러 차례 변경됐다.

메이저리그 초창기인 1800년대 후반부터 1949년까지는 스트라이크존 높낮이가 타자의 어깨부터 무릎까지였다.

그러다가 1950∼1962년에는 타자의 겨드랑이에서 무릎 윗부분까지로 높낮이를 조금 줄였다.

1963∼1968년에는 스트라이크존이 다시 어깨부터 무릎까지인 초창기 규정으로 되돌아갔다.

삼진 아웃을 당한 뒤 심판 판정에 항의하는 저스틴 터너
삼진 아웃을 당한 뒤 심판 판정에 항의하는 저스틴 터너

[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자료사진]

하지만 '투수들의 시즌'으로 불린 1968년 극단적인 '투고타저' 현상을 보이자 스트라이크존이 또 조정됐다.

메이저리그는 1969년부터 마운드 높이를 15인치에서 10인치로 낮춘 데 이어 스트라이크존도 '타자 겨드랑이에서 무릎 윗부분'까지로 다시 줄었다.

이 규정은 1987년까지 이어지다 1988년 하한선은 무릎 윗부분으로 그대로 둔 채 상한선을 타자 어깨와 바지의 중간 지점으로 낮췄다.

이 존은 1996년에 다시 조정됐다.

이번엔 상한선을 그대로 둔 채 하한선을 무릎 밑부분까지 낮췄다.

KBO리그는 이 스트라이크존 높낮이를 1998년부터 받아들여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볼의 궤적을 쫓아 스트라이크 볼을 판정하는 레이더 장비
볼의 궤적을 쫓아 스트라이크 볼을 판정하는 레이더 장비

[AP=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런데 KBO리그에서는 유독 높은 쪽 스트라이크를 잘 잡지 않는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나왔다.

이 부분에 대해 정지택 총재가 '규칙대로'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오랜 세월 자신만의 스트라이크존을 이어온 심판들이 이른 시간에 새로운 스트라이크존에 완벽하게 적응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이런 까닭에 메이저리그나 KBO리그는 야구의 가장 기본인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시비를 줄이기 위해 '로봇 심판'을 기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2019년 독립리그에서 레이더를 활용하는 트랙맨 시스템을 이용해 처음 '볼-스트라이크 자동 판정'을 실시했던 메이저리그는 마이너리그 시험 운영을 거쳐 이른 시간에 로봇 심판을 빅리그에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KBO리그도 2020년부터 퓨처스 리그에서 '자동 볼 판정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결국 그라운드에서 불필요한 논란을 줄이기 위해선 머지않은 시일에 '로봇 심판'이 등장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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